*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그래야만 했다. 오랜 기간 감춰왔던 치부를 들켰고 너무도 쉽게 나약함을 보였고 그게 하필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후배라는 점이 스스로 이해가 가질 않는 부분이기도 했다. 오래 곁을 함께한 서담에게조차 보인 적이 없는 것들인데 대체 그 날 자신이 어떻게 되기라도 한 걸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그렇게나 많이 한결을 의지하고 있었...
* 심심하리만치 단란했던 일상이 꽤 빡빡하게 돌아갔다. 혁은 선수촌에서 훈련했던 과거의 경험들을 살려 신중하게 스케줄을 설계했다. 보통 수영선수들이 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수영을 시작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중3때부터 시작한 한결은 늦어도 아주 많이 늦은 축에 속했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천재성 덕분인지 자그마한 규모...
* 비릿한 물 냄새가 사방에 진동했다. 찰박 찰박 살갗을 때리는 경쾌한 소리 역시 쓸데없이 고막을 긁어낸다. 언젠가는 지금 불편한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인생 전부를 걸었던 적이 있다. 딱 10년 전이 그랬다. 특히 신호탄이 울리기 직전의 고요를 사정없이 뜀박질하는 심장박동을 혁은 가장 사랑했다. 아시아 최초의 세계신. 한국의 인어. 그를 지칭하는 별명들은 ...
"뭐야?" 갑자기 입으로 쑥 밀고 들어오는 딱딱하고도 달콤한 무언가로 인해 문제집을 풀던 신의 손이 멈췄다. 평소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지라 신의 미간이 그 달콤함을 견디지 못하고 움푹 꺼졌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여는 뭐가 그리 좋은지 혼자만 싱글벙글이었다. 뭐야. 뭐하자는거야 새끼야. 거슬리는 사탕을 한 쪽 볼에 욱여넣고 다소 어눌해진 발...
굳이 공지를 써야하나...하다가 혹시나 오해가 있을까봐 씁니다.. 호기심+ 백업 용도로 사용하려고 열었습니다. 그러므로 아 ..어디서 많이 본...! 하셨다면 네..그거 저 맞습니다.. 티스토리에서 활동했었기 때문에 아시는 분이 있을 수 있겠지요.. 아무튼 네, 그렇다고요 그냥..
* 꽉 막힌 도로위의 신호가 더디게도 흘러간다. 잔뜩 주름진 미간과 손목시계를 몇 번이고 주시하는 날카로운 눈동자가 당사자가 얼마나 다급한지 또 예민한지를 고스란히 알려주고 있었다. 바이어 미팅까지 얼마 남지 않은 촉박한 시간 속에서 석우는 신경질적으로 혀를 차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갑갑한 마음에 타이를 느슨하게 풀어헤치고 차창을 내린다. 흩뿌려지는 연기...
"이봐, 저승. 너넨 뭐 휴가 같은 거 안 줘? 위에서?" "뭔가 잊었나본데, 나 벌받는 중이거든." 메이드 인 헤븐의 타칭 상스러운 중절모를 어김없이 집어들던 저승사자의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안그래도 공휴일이 많은 5월인데다 곧 다가올 여름엔 휴가철이다 뭐다해서 마중나갈 망자가 얼마나 늘어날지에 대해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환장할 지경일진데 부주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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